“이것이 우리가 지은 세상이다. 이것이 우리가 망친 지구(큰 세상)이기 때문에, 이것이 우리가 만든 집(작은 세상)이다.”
이 책은 더는 예전 같지 않은 이 행성에서 살아남기 위해 만들어진 재난 구호 건축과, 파국을 조금이라도 늦추고자 만들어진 지속 가능한 건축, 그리고 이들을 있게 한 기후·환경적 원인을 소개한다. 언뜻 보기에 이 건축물들은 ‘일반적이지 않은’, ‘특이한’ 듯 보이지만, 사실 이들은 우리가 이미 맞닥뜨리고 있는 (‘기후 위기’가 더 적절한 표현이지만) 기후 변화의 압박에 한발 앞서 적응한 것들이다.
책 안에서 36개의 집(작은 세상)에 대한 부분, 그리고 이와 엮여 있는 8가지 원인(큰 세상)에 대한 부분은 시각적인 대비를 이루며, 중간중간 등장하는 픽쳐인픽쳐 이미지들은 그 집들이 언젠가 맞이할지도 모르는 미래를 암시한다. 모든 항목은 (내용의 유기적인 연결을 반영했으나) 독자의 눈에는 영락없이 무작위일 수밖에 없는 순서로 배열되어 있으며, 대신 맨 뒤의 인덱스를 통해서 책의 구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한편, 포스터는 책 속의 ‘작은 세상’과 ‘큰 세상’ 사이의 연결 관계를 설명하며 책을 부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