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저히 떨쳐낼 수 없거나, 혹여 놓칠까 싶어 붙잡고 있는 기억들이 있다. '나'는 이를 편집하고, 그것들은 다시 비슷한, 완전히 다른, 익숙한, 또는 전혀 새로운 관념이 되어 그다음의 존재를 구성한다. 만약 이곳에서의 시간이 끝난 후 나를 되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에게 내가 남길 수 있는 기억은 무엇일까?
“반복재생”은 자전적 도록이다. '나'는 자기 죽음을 상정하고, 자신을 재생하는 건축물을 세웠다. 언제나 입가에 맴돌다 멈추는 문장, 주기적으로 머릿속을 채우는 노래, 정리할 엄두를 내지 못한 생각들이 모여 다시 흩뿌려진다. 이것들은 독자의 머릿속에서 또다른 기억으로 변주될 것이다. '나'는 그렇게 파편이 되어 세상을 떠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