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 괴물 주의!
Subject : Catalyst
Professor : 심예린
Designer : 임영진
백설탕, 흑설탕, 액상과당부터 시작해서 사탕과 초콜릿, 빵, 커피, 잼, 각종 소스와 양념들까지. 다이어트가 미덕인 이 세상에서 설탕은 모습을 바꿔가며 우리가 먹는 음식에 도사리는 ‘투명 괴물’이다. 설탕의 위험성 그리고 설탕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법을 알리는 온갖 전략서들이 쏟아져 나오고, 사람들은 ‘달지만 살이 찌지 않는’ 설탕의 대체재를 찾아 헤맨다. 설탕은 곧 질병이고, 죄악이고, 위험이다.
그러나 마치 산업 혁명 시대의 노동자들이 커피 없이 ‘생산적인 부품’의 구실을 할 수 없었듯, 현대인들은 ‘당이 떨어지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 설탕 없이 21세기 도시 문화 속에서 살아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섣불리 척결의 대상으로 설정할 수만은 없다는 점에서 더욱 설탕은 인간 곁에 영속할 운명인 투명 괴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업은 위의 주제를 바탕으로, 네 가지 매체(웹-포스터-책-오브제)를 일관된 그래픽 언어로 연결하고자 한 시각 실험이다. ‹푸라나누루›, ‹아인쿠루누루› 등 남아시아의 타밀 상감 문학에 수록된 사탕수수 공장에 대한 메타포를 차용하여, 투명 코끼리와 투명 구름으로 형상화된 설탕을 작품의 시각적인 구심점(괴물)으로 삼았다.
웹: yjyjyj.kr/sug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