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의 방에서 김혜리는 일상에서 가진 의문들의 물건으로 시작한다. 평소 애호박을 구매했을 때 비닐을 벗기기가 어려웠던 경험이 있다. 애호박의 비닐이 벗기기 힘든 이유는 그것이 아주 어릴 때부터 비닐을 씌워 원기둥 비닐 모양에 딱 맞게끔 키우기 때문인데, 그 사실을 알게 된 순간 답답한 기분을 느꼈다. 그 식물에 동정심을 느낀 것도 아닌데 느껴지는 이상한 불편함에 출처를 찾고 싶었다.
세상에는 많은 압력이 있다. 더 생각해 보면 물리적으로 보이는 면적 대비 힘 말고도 더 깊고 진한 추상적인 힘들이 우리를 감싸고 있다. 무심코 흘러갈 얕은 사념들을 모아 책을 만들었고 이 책은 일상에서 마주하는 압을 만드는 추상적인 원인을 찾아서 풀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