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행동, 생각 등 모든 면에서 느린 본 디자이너는 거리를 걸을 때도 느릿하게 걸어간다. 때문에 늘어난 이동시간을 보다 재미있게 보내기 위해 지루하고 반복되는 도시의 풍경에 '상상'을 더하기 시작했다. 버스정거장과 지하철 역의 광고, 가게 간판들, 그리고 새, 나뭇잎과 같이 움직이는 작은 것들로부터 뻗어져 나오는 상상들은 서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기나긴 걸음이 끝날 때 즘엔 하나의 이야기로 탄생되곤 한다. 이 작품에는 한 버스 광고에서 뻗어져 나온 '여왕'의 상상 이야기를 담았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직접 찍은 거리의 풍경 사진들 위에 일러스트로 상상한 것들을 그려냈다. 이 작품은 아코디언 북 형식으로 제작되어 디자이너가 본 거리의 풍경들과 상상들을 옆으로 길게 펼쳐 이어 볼 수 있다.
여왕의 대관식부터 여왕이 스스로 찾은 자유를 만끽하는 순간까지의 과정을 엉뚱함으로 가득 채워 넣은 이 작품을 통해, 도시에서 느림과 여유를 지켜낸 본인만의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